부동산 소득/부동산 정보

상권과 입지에 대한 생각

HPLO 2021. 4. 20. 17:51

어떻게 보면 상권과 입지는

같은 말 같기도 하고 다른 말 같기도 하고 저는 약간 애매한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둘의 의미는 엄연히 다르다는 것을 대부분 알고 계시더라구요. 저만 몰랐나 봅니다.

 

혹시 저처럼 아리송한 분들은 이 글을 보시면 확실히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술상권

 

논현동 술상권

 

 

 

서울지하철 7호선 논현역에서 9호선 신논현역 사이에는 기다란 골목이 하나 있습니다.

 

 

 

7호선 논현역

 

 

 

그 길은 직선으로 쭉 뻗어 있고, 양쪽으로는 화려한 간판 조명들이 손님들을 감싸고 있습니다. 여기는 바로 강남의 대표적인 술 상권인 '영동시장 먹자골목'입니다.

 

 

 

영동시장 명물 영동삼겹살

 

 

압구정, 청담, 테헤란로 같은 거대 상업 업무지구에 위치하고 있어서 직장인, 관광객, 너나 할 거 없이 많은 소비가 몰리는 지역입니다. 지금은 코로나로 주춤하지만 평소엔 퇴근시간이면 직장인들로 북적하고, 새벽엔 클럽에서 흥이 남은 청춘들이아침까지 한잔 하느라 바쁜 곳이기도 합니다. 백종원 대표의 한신포차의 전설이 시작된 곳이기도 하지요. 상권과 입지를 논하다가 뜬금없이 영동시장 먹자골목이냐구요? 그건 바로 제가 상권과 입지에 대해서 이해를 한 장소이기 때문입니다.

 

 

 

백종원의 한신포차

 

 

 

술안주

 

논현동 우기식당

 

여기 술 상권에서 김치찌개를 파시는 분이 계셨어요. 여러분은 김치찌개 하면 밥이 떠오르시나요? 술이 떠오르시나요?

당연히 술이지요? 저는 밥이 떠올랐습니다. 푹~익은 김치찌개와 달걀 후라이와 함께 먹는 밥이요.

 

그런데 이 집은 찌개가 엄청 맵고 칼칼했습니다. 제가 '여기 사람들은 다 이렇게 맵게 먹나요?' 라고 물었더니 그건 술 안주라고 하셨습니다. 여기는 밥먹는 손님도 있지만 술먹는 손님이 훨씬 많은 곳이기 때문에 술안주로 맞춰야 손님이 온다고 하셨습니다. 

 

 

청춘들의 집합소 품앗이와 갯벌의 진구

 

 

잘못된 입지

손님들이 보통 술집에 갈 때는 가게를 정하지 않고 걷다가 기분에 따라 선택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술집들은 화려한 간판과 조명으로 손님을 유혹하거나 확실한 개성을 가지려고 엄청 노력을 하죠. 반면에 밥집은 뭐를 먹을지 정하고 장소를 이동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애초에 술집 상권에 올 일이 없다고 합니다. 충격이죠. 처음부터 이 길에 나타나지도 않는다니.

 

술상권에 밥집을 잘못 차리게 되면 우연히라도 들어올 가능성은 0%라는 얘깁니다. 

 

이게 바로 상권을 잘못 분석하고 입지를 잘못 잡는 치명적 실수인 것이죠. 사람이 바글바글해서 문만 열면 장사가 될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전부 술먹으러 온 손님들이었던거죠.

 

 

이자카야와 와인집

 

 

 

상권에 맞게 변하면 살수 있다

하지만 사람이 죽으라는 법은 없듯이 술상권에도 밥집으로 입지를 굳건히 잡은 집이 있습니다. 그것도 매우 많습니다. 

 

첫번째 방법은 맛집으로 유명해 지는 것입니다. 맛있는 식사를 하기 위해 애초에 맛집으로 방향을 정할 것이기 때문이죠.

쉽지 않은 목표지만 입지를 다질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겠지요.

 

또 다른 방법은 변하는 것 입니다. 처음에 말씀드렸던 김치찌개집이 대표적입니다. 회사 앞에 있는 평범한 밥집처럼 운영을 했다면 어땠을까요? 밥집에서 술집으로 입지를 바꾸고 칼칼하고 임팩트 있는 안주를 개발하고 입소문을 통해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습니다.

 

 

논현동 치킨집과 참치집

 

 

어디서 읽은 글인데, 같은 맛을 추구하는 닭볶음탕 프랜차이즈라고 할지라도, 주택가에 있는 밥집위주 가게는 담백하게 만들고 술상권에 있는 가게는 간을 쎄게 한다고 합니다. 결국 상권도 매우 중요하지만 상권에 맞춰가는 노력에 따라서

입지는 얼마든지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결론입니다.

 

 

논현동 술세권. 1층 술집, 2층 술집, 3층 술집, 6층 술집

 

 

세줄 요약

상권에 맞는 정해진 입지가 있다. 

잘못 들어갔다 해도 만들어 갈 수 있긴 하다. 

처음부터 상권분석을 잘하자.